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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박경희의 도보기행] 주상절리가 길이 되는 곳...'포천 한탄강'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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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탄강지질공원센터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3-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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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칼럼니스트
[박경희 도보기행 칼럼니스트] 기온이 떨어진 추운 날,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니 명승 제94호란 멍우리협곡 안내판이 길을 열어주었다.

걷는 길에는 안내판이 잘 정리돼 있었고,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미끄러움을 줄여 줬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초록이, 가을이면 낙엽이 이 길을 장식하겠지만, 겨울의 길은 겨울만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숲에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무들이 있어 걸으면서 나목의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꽃과 잎이 사라지면 숲은 조용해지는 대신 관찰은 더 섬세해진다. 겨울 트레킹의 묘미이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한탄강의 주상절리다. 수직절벽에 형성된 주상절리와 절벽 중간에 생긴 하식동굴을 볼 수 있는 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안내문을 읽으며 다시 한번 이곳 지형이 ‘시간의 결과’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였다.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야자메트가 깔린 주상절리 길.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절벽 중간에 있는 동굴은 과거 하천의 수위를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다. 강물이 절벽을 침식해 동굴을 만들었고, 이후 하천 바닥이 점차 낮아지면서 동굴은 지금의 높이에 남게 됐다.


하식동굴.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다른 전망대에서는 반원으로 굽은 곡선의 강줄기가 인상적이었다. 강은 돌아가며 지형을 만들고, 지형은 다시 강의 흐름을 바꾼다.


곡선으로 흐르는 한탄강.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강 쪽에는 펜스가 잘 설치되어 있고, 나무 계단과 데크가 길을 부드럽게 연결해 주었다. 안전시설이 잘 갖춰진 길은 긴장을 줄여 주어 풍경을 더 깊게 보게 만든다. 걷다 보면 경흥길, 경기옛길의 이정표도 나타난다. 역사길이 지질학적 신비를 품은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자연스럽게 겹친 것이다.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한탄강 유역은 오래전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넓게 분출해 현무암 지대를 이루었고, 이후 한탄강이 이를 깎아 협곡을 만들었다. 뜨거운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수축이 일어나 기둥 모양의 균열이 생겼다. 이것이 주상절리이고, 한탄강 줄기를 따라 양쪽에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다. 이 일대는 한탄강의 협곡과 주상절리 등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2020년)으로 지정됐다.


벼릇교.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한탄강은 지질학적으로 특별하지만, 생태적으로도 풍부하다. 협곡 현무암 돌 틈에서 자라나 봄에 하얀 꽃을 피우는 돌단풍, 삼지구엽초, 철쭉류, 그리고 한탄강 일대에서 자생하는 포천구절초까지 살아있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멍우리 협곡과 수직절벽의 주상절리.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볕이 들어오기 힘든 숲에는 강한 음수로 알려진 서어나무도 눈에 띄었다. 음지에서 자라는 나무가 있다는 것은, 숲이 비교적 안정 단계로 천이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부소천.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멍우리협곡을 끼고 부소천 방향으로 걸을 때, ‘멍우리’라는 지명이 흥미로웠다. 황금빛 털로 덮인 수달을 뜻하는 ‘멍’과, ‘을리’는 한자의 을(乙)자를 뜻하는데, 이 두 단어가 합쳐져 ‘수달이 사는, 乙자처럼 강물이 흐르는 곳’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전승으로는 협곡이 험해 넘어지면 온몸에 멍이 들어 ‘멍우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만든 생활의 해석이 흥미롭다.


멍우리 출렁다리.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부소천 광장을 지나 멍우리협곡 출렁다리를 건넜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본 협곡은 얼음이 만들어낸 무늬와 곡선을 품고 있었다. 양쪽 수직 절벽을 호위 삼아 흐르는 한탄강은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줬다.


겨울 낙엽이 쌓여있어 자연의 맛이 살아있는 주상절리 길.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돌아가는 길은 잘 정비된 길에 낙엽이 그대로 쌓여있어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었다. 그러나 한 구간은 생태계 교란종인 가시박이 숲을 점령하고 있어 씁쓸했다. 가시박은 한 번 기세를 잡으면 제거가 쉽지 않다. 지금처럼 덩굴이 말라 있는 시기에 어느 정도 제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 부소천 다리가 보이고 그 아래로 흐르는 부소천이 한탄강 줄기와 만난다.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멍우리교를 건너자, 400m 정도 이어지는 잣나무 숲길이 나타났다. 무채색에 가까운 겨울 숲만 보고 오다가 초록의 잣나무 숲을 마주하니 눈이 시원해졌다. 저절로 들숨과 날숨이 깊어졌다. 피톤치드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다.


볕을 받아 총천역색 빛을 발하는 멍우리 협곡.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몇 년 전 이 길을 왔을 때,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있는 곳에서 비둘기낭 쪽으로는 공사 중이어서 갈 수가 없었다. 지금은 데크로 완공되어 길이 이어졌다. 걷다 보니 제법 넓은 화전민 터도 있었다. 안내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곳이지만,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비교적 평탄하게 걸어오던 길은 화전민 터를 지나자 오르락내리락 구간이 많아졌다. 


전망대로 이어지는 Y다리.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에서 시작해 멍우리협곡을 한 바퀴 돌아 비둘기낭으로 이어지는 13.5km 걷기를 마무리하였다. 원점 회귀를 하면서도 다른 길을 걸어 멍우리협곡의 주상절리와 협곡의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영하 날씨에 얼어붙은 한탄강. 사진=박경희 칼럼니스트
한탄강 얼음이 남긴 무늬와 잎을 내려놓은 나무들, 용암이 세운 기둥, 사람의 길과 자연의 길이 겹치는 이곳은 지질과 생태, 역사와 삶이 포개진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었다. 그리고 그 야외 박물관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천천히 걸으며 자연의 결을 따라가는 것이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포천 지역은 6코스에서 12코스까지 여러 길이 있다. 9~11코스만 길이가 10km 이내이고, 나머지는 짧은 거리이다. 코스를 선택하여 걸어도 좋고, 여러 코스를 섞어 걸어도 좋다.

▲찾아간 날: 2026년 02월 07일 토요일
▲코스: 포천한탄강 하늘다리 - 전망대 – 부소천 방향 – 벼룻교 –부소천교 – 멍우리협곡 출렁다리 – 비둘기낭 방향 – 멍우리교 – 잣나무 숲길 – 화전민터 – 마당교 – 비들기낭 (총연장 13.5km)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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